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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터 2세까지' 건강관리 걱정 뚝!
조회: 1990
'임신부터 2세까지' 건강관리 걱정 뚝!
서울시, 전국 최초 임산부·영유아 가정방문 사업 시행
이달부터 강북구·동작구·강동구 3개 자치구 시범운영

“나는 최선을 다하는데 아기는 잘 울잖아요. 도대체 왜 우는지 모르겠고, 달래줘도 계속 우니까 내가 부족한 엄마라는 생각이 들게 돼요.”

 

“TV에 나오는 아기는 밤에 잠만 잘 자던데 우리 애는 왜 이렇게 유별난지 모르겠어요. 한 번은 계속 우니까 너무 화가 나서 애를 흔들 적도 있어요.”

 

생후 1~2개월 된 아기는 아무리 달래봐도 울음을 멈추지 않고 심한 경우 3시간 내리 울면서 보채기도 한다. 아기를 눕혀도 보고, 품에 안아 다독이며 달래도 보지만 아기는 울음을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기가 배고프거나, 기저귀가 젖은 것도 아닌데 까닭 없이 울면 초보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된다. 일부 엄마들은 자신의 양육방법이 잘못돼서 아기가 운다고 생각해 아기 돌보는 일에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 공공기관에서 인증받은 전문가가 아이 달래는 법이나 올바른 모유수유법 등의 정보를 전달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부모들이 바람이 곧 현실이 된다. 서울시(시장 박원순)는 부모들의 양육을 도와주고 아기와 임산부의 건강을 관리해주는 ‘임신부터 2세까지’ 가정방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전국 최초로 강북구·동작구·강동구에서 시범 시행에 들어간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서울시청 신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임산부·영유아 가정방문 건강관리 사업 심포지엄’에서 가정방문 건강관리 서비스 사업 지원단이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사업이 도입된 배경과 앞으로의 사업 계획을 살펴봤다.

 

◇ 출발부터 공평한 사회 구축 위해

 

임산부·영유아 가정방문 건강관리 사업 지원단 중 한 명인 강영호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우리나라에선 소득수준에 따라 아동발달의 사회적 격차가 나타나고 있어 건강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경기도 안산시 어린이집 평균 57개월 된 아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반가정의 아동보다 저소득층 가정의 아동이 사회성, 언어, 수리적 사고, 과학적 사고, 신체발달 등이 현저히 떨어졌다.

 

강 교수는 “여러 국제 보고서에서도 아동기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뇌 기능을 결정짓는 시냅스 형성과정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고 요인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5살 이내에 중요한 프로세스가 이뤄진다”며 “아동기는 후생유전적 변화가 대단한 민감한 시기로 아동기 때 건강은 성인기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렇기에 아동기 불평등 문제를 대단히 중요한 아젠다로 삼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찾아가는 간호서비스를 통해 아동기에 투자를 집중하고 산모의 영양섭취와 건강상태 개선시키는 보편적 서비스와 임산부·아동기 지속 가정방문 프로그램(MECSH)을 제공함으로써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모두가 공평한 출발선상에 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표”라고 전했다.

 

◇ 아시아권 최초로 서울시서 MECSH 프로그램 시행


시가 수행하고자 하는 사업의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는 호주의 MECSH 프로그램은 호주 시드니의 뉴사우스웨일즈대학 일차보건의료와 형평성 센터(소장 린 켐프)에서 개발된 프로그램이다.

 

호주국가연구위원회, 시드니 남서 지역 보건서비스부, 뉴사우스웨일즈 주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영국 6개소, 호주 내 11개소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대한민국 서울시가 최초로 MECSH 프로그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그램은 산모의 경우 ▲자연분만 가능성 증가 ▲양육 자신감 증가 ▲주관적 건강 수준 증가 ▲아동발달에 지지적인 가정환경 제공 등의 측면에서 효과를 보였고, 아동의 경우 ▲호흡기계 감염률 감소 ▲모유수유기간 연장 ▲인지 발달 향상 ▲엄마와 같이 지내는 시간의 증가 등의 효과를 무작위대조실험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MECSH 프로그램 개발자인 린 켐프(Lynn Kemp) 교수(뉴사이스웨일즈대학교 일차보건의료와 형평성 센터 소장)는 "이를 통해 아동은 좀 더 많은 보살핌을 받게 되고 산모로서는 건강수준이 향상되고 올바른 모유수유 정보를 받게 돼 수유 기간도 늘어나게 된다. 또 삶에 대한 자신감도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모의 고립 상태를 줄이기 위해 비슷한 상황의 다른 가족과 연계함으로써 상호지지와 지원이 가능하게끔 하고 그룹활동을 통해 다른 프로그램(모유수유, 정신건강, 부모교육 등)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임산부·영유아에게 질 높은 서비스 제공

 

이번 사업의 책임연구자인 조성현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는 “보편적 서비스이기 때문에 모든 가족을 대상으로 하고 더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는 가족에게는 지속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고 답했다.

 

가족에는 출산 후 4주 이내 영유아건강간호사(가칭)가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방문해 임산부가 궁금하거나 걱정이 되는 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모유수유와 분유 먹이기, 신생아 수면,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산후 우울증 평가를 시행하고 필요할 경우 신생아 건강에 대한 연계서비스를 진행한다.

 

만약 ▲만 23세 이하 ▲산전관리 임신 20주 이후 시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한부모 가족, 다문화 가족 ▲지난 한 달 동안 기분이 가라앉거나, 우울하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낀 적이 자주 있었던 사람 ▲지난 한 달 동안 만사에 흥미가 없어지거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 적이 자주 있었던 사람 ▲임신 중 음주(임신 중 평균 1주 2회 이상) ▲흡연자 중 한 개 항목 이상 해당되는 경우 지속 방문 서비스 가족(MECSH 가족)으로 분류된다.

 

지속 방문 서비스 가족은 임신 20주부터 아동이 만 2세가 될 때까지 간호사가 ▲임신 20~40주(매달 3회) ▲아동 0~6주(매주 5회) ▲아동 7~12주(2주 3회) ▲아동 13~26주(3주 4회) ▲아동 27~52주(6주 4회) ▲아동 53~104주(2달 6회) 최소 25번을 방문해 임산부와 아동에 대한 건강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그 외 복합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는 집중 서비스 가족에게는 간호사가 아닌 소아과, 정신보건 전문의들이 외래 및 입원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임산부·영유아 가정방문 건강관리 사업이 시행되는 자치구는 강북구(미아동 등), 동작구(사당동, 사당1동, 상도3동), 강동구(강일동)로 다음주부터 간호사의 가정방문이 이뤄지게 된다. 사업이 안정화되는 올해까지는 보건소를 방문하는 모든 임부와 7월 이전에 보건소에 등록된 임부를 대상으로 한다. 보건소에 이미 등록한 임부는 철분제를 받으러 보건소에 갈 때 서비스에 동의하면 된다.

 

조 교수는 “사업에 참여하는 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간호사 12명과 사회복지사 1명에게 지난달 6월 3일부터 28일까지 160시간의 집중 교육을 시행했다. 이달부터는 매주 160시간의 심화교육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는 엄마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이 가정만의 강점을 찾아내서 키우는 방식으로 방문이 이뤄지게 된다”며 “이 사업이 엄마의 건강과 영양을 키워 아이를 건강하게 만들고 그 아이가 성장했을 때 건강한 행위를 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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